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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위해서라는 변명 비교적 외모에 관한 스트레스가 적은 환경에서 지내왔다고 생각한다. 통통한 것이 예쁘다고 여기는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자랐고, 대학에 입학하자 운이 좋게도 내가 소속된 학과/반은 페미니즘을 포함한 인권감수성을 높이고자 내규를 만들고 교양을 제공하는 곳이었다.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누군가 직접적으로 내 외모를 비하하거나 조롱거리, 성적 농담거리로 삼는 일은 적었다. 나 또한 모든 욕망을 대입 이후로 유예하길 요구받는 여느 고등학생들과 같이, 수능이 끝나고선 다이어트와 화장, 쇼핑에 여념이 없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때에도 엄마 아빠는 외모에 지나치게 신경쓰는 것을 나무랐다. 이미 충분히 예쁘다, 그리고 예쁘지 않으면 뭐 어떠니.그래서 내가 정말로 외모에 아무런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되었냐 하면, .. 더보기
말 얹는 자의 윤리 연대와 지지의 말인지 비판의 말인지, 결론의 방향은 오히려 덜 중요해보이는 때가 있다. 말이 너무 쉬운 사회에서 말로 먹고 사는 사람들의 윤리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침묵하거나 방관하지 말고 개입하세요, 라는 요구의 반대 끄트머리에서 함부로 내뱉기보단 말을 아끼는 것의 미덕에 대해서. 나는 가보지 않은 현장에 대해 말할 때 머뭇거림이 없는 사람, 살아보지 않은 삶에 대해 말할 때 심경이 복잡해지지 않는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다. -‘30년 위안부 운동’ 마치 끝난 듯 평가 말자김영희 "'할머니’의 말을 들어라, 그의 말을 존중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대리 발화’에 나섰다. ‘할머니’의 뜻이 무엇인지 자신의 언어로 설명하고, 평가하고, 그 속에 담긴 진의가 무엇인지 가르치려 들었다. 오직 자신만.. 더보기
여전히 모르겠어요, 시와 언젠가 나와 조용히 약속하길 어른이라면 혼자서 감당할 것 고민의 시간은 끝낸 후에 밝힐 것 어지러운 생각은 드러내지 말 것 그러나 가려야 한다면 거짓은 아닐까 너무 어려워 마음속 일어나는 바람 잠잠해지지 않고 모두 흔들어 오해로 가득한 나날이여 오늘의 나를 거짓이라면 어느 곳에 온전한 내가 있을까 그러나 가려야 한다면 거짓은 아닐까 너무 어려워 ᄆ..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