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마더 - 어머니'들'의 이야기, 한 인간의 성장 스토리
상찬할 것이 많은 작품이었다. 리메이크임에도 원작을 넘어서는 연출, 정서경작가가 새로 쓴 대사의 힘,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다양한 어머니들을 등장시키면서 그들 중 평면적인 인물은 없었다. ‘혼자 밥 차려먹다 서글퍼져서 떠올리는’ 그런 엄마가 아닌(어느 작가는 지도생들이 이렇게 써오면 무조건 돌려보낸다고도 했다, 게으른 상상력을 탓하며), 저마다의 사정, 욕구, 개성을 지닌 존재로 어머니를 그렸다는 점에서 페미니즘적으로도 의미 있다 여겼다(이 지점에선 이혜영분 영신의 캐릭터가 돋보였다). 가정폭력, 아동학대, 미혼모 이슈도 녹여냈다. 그렇지만 이 작품이 좋았던 가장 큰 이유를 꼽자면 무엇보다, 성장 스토리라서였다. 스스로 누군가의 엄마가 될 일은 평생 없으리라 생각했던 수진이 혜나를 만나 엄마가 되기로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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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인식론, 입장론, "강한" 객관성: 샌드라 하딩 「누구의 과학이며 누구의 지식인가」
샌드라 하딩 지음, 조주현 옮김, 「누구의 과학이며 누구의 지식인가: 여성들의 삶에서 생각하기」, 나남, 2009(Sandra Harding, 「Whose Science? Whose Knowledge?: Thinking from Women's Lives」, 1991) 1. "자연과학의 가치중립적 객관성"이라는, 거짓된 신념에 대한 비판 -과학분야 내 여성들의 숫자가 적고, 그 적은 수의 여성들조차 고투해야만 했을 뿐 아니라,-과학과 기술은 오랫동안 성차별적인 방식으로 남용되고 오용되어 왔으며(ex.재생산기술이 여성의 건강을 남성의 건강보다 훨씬 경시하고, 여성이 스스로의 몸에 대해 주도권을 가지기 어려운 방식으로 개발되어 왔다는 사실), -성차별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편견에 의해 "발견의 맥락"과 "정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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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해방 길찾기②] 여성혐오에 맞선 인정 투쟁: 메갈리아, 강남역 10번 출구, 그리고 그 이후
[여성해방 길찾기②] 여성혐오에 맞선 인정 투쟁: 메갈리아, 강남역 10번 출구, 그리고 그 이후 *** 이전 글은 여기서: [여성해방 길찾기①] “여성혐오”, 여성에 대한 문화적 부정의(injustice)의 다른 이름 문화적 부정의에 맞서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문화적 무시가 잘못된 분배로 환원되지 않는 이상, 사회경제적 재분배가 이루어진다고 해서 이 문제가 자동적으로 해결되리라 보기는 어렵다. 문화적 부정의에 맞서기 위한 별도의 개선책이 요청된다. 자신의 정체성, 생활 방식, 사회적 기여도를 폄하하는 것에 맞선 투쟁. 그동안 대체로 간과되었던, 잘못된 분배로 환원되지 않는 제도화된 무시의 형식들에 대한 문제제기와 저항. 즉, 무시‧경멸‧모욕‧비난으로 인한 손상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인정(reco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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