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썸네일형 리스트형 한강, 유월 유월한강 그러나 희망은 병균 같았다 유채꽃 만발하던 뒤안길에는 빗발이 쓰러뜨린 풀잎, 풀잎들 몸 못 일으키고 얼얼한 것은 가슴만이 아니었다 발바닥만이 아니었다 밤새 앓아 정든 위장도 아니었다 무엇이 나를 걷게 했는가, 무엇이 내 발에 신을 신기고 등을 떠밀고 맥없이 엎어진 나를 일으켜 세웠는가 깨무는 혀끝을 감싸주었는가 비틀거리는 것은 햇빛이 아니었다, 아름다워라 산천, 빛나는 물살도 아니었다 무엇이 내 속에 앓고 있는가, 무엇이 끝끝내 떠나지 않는가 내 몸은 숙주이니, 병들 대로 병들면 떠나려는가 발을 멈추면 휘청거려도 내 발 대지에 묶어줄 너, 홀씨 흔들리는 꽃들 있었다 거기 피어 있었다 살아라, 살아서 살아 있음을 말하라 나는 귀를 막았지만 귀로 들리는 음성이 아니었다 귀로 막을 수 있는 노래가 아..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