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마감과 마감 사이, 아주 잠시의 틈을 타서 을 읽었다. 빠른 속도로 읽어내려 갔다. 그럴 수 있었다. 처음 읽지만 아는 이야기나 마찬가지였다. 소설인지 르포인지 자기서사인지, 명료하게 구획된 장르에는 들어맞지 않는 글이었다. 많은 여성 독자들이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김연수의 에서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남겼던 대서사시가 떠올랐다. 몰아치는 역사의 질곡이 당대를 살았던 대부분의 사람들의 삶을 똑같은 모양으로 빚어내었기에, 모두가 공감하지만 동시에 지루해했다는 그 글. 다양성과 개성의 시대라는데, 여자라고 뭔갈 할수없단 거 다 옛날 일이라는 말도 많은데, 어째서 여성의 삶은 이토록 서로 닮아있는가 예외가 허락되지 않는가. 동형적인 삶을 조형해내는 파도가 여전히 세차게 때리운다. 내가 하는 작업에 대해 생각했다.. 더보기 동화책 『사자왕 형제의 모험』 "낭기열라 골짜기에서 이들 형제가 벌이는 모험은 평화주의자가 어디까지 악과 맞설 수 있는가에 대한 치열한 실험이면서 힘없는 사람들 사이에 강물처럼 흐르는 역사의 선한 의지에 대한 입증의 과정이기도 하다. 선한 자는 실패할 리 없고 잠시 주저 앉더라도 그 뒤에는 낭길리마의 햇빛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작가가 책 속에 담은 희망이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이 책을 처음 내놓았을 때 다양한 비판이 등장했다. 부당한 억압으로 가득한 세계를 바로잡는 어려운 일을 굳이 어린 형제의 손에 맡긴 이유가 무엇인가, 현실에서 낭기열라로, 낭기열라에서 낭길리마로 이어지는 죽음을 각오한 여행은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의 영향인가 등 어른 평론가들의 날선 질문이 꼬리를 물었지만 그보다 더욱 많이 답지했던 것은 어린이 독자들의 편지.. 더보기 언니네 이발관 6집 TEASER#2 난 세상이 바라던 사람은 아냐 그렇지만 이 세상도 나에게 바라던 곳은 아니었지 나는 그걸 너무 빨리 알게 됐어, 너무 빨리 _ 6집 선공개곡 오픈을 앞두고 언니네이발관을 반복재생 중인 요즘. 나는 5집의 노랫말을 볼 때면 가사의 화자에게 시와의 당부를 들려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거리에 자신의 몫은 조금도 없음을 깨닫고 소중한 것이 이렇게 버려졌음을 갑갑해하는, 참 더럽게 외로운 나그네라 자조하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건 세상 어디에도 없었지만 잊을 수 없는 게 어딘가 남아 있을 거라며 길을 가는, 그 사람이. 영원성의 부재를 쓸쓸해 어쩔 줄 몰라한다고 생각되었으므로. 오죽하면 함부로 태어나지도 말고 사랑에 쉽게 빠져들지도 말라지 않는가. 그 사람에게 동일시되었던 나의 자아의 한 측면에게, 변함없이 그 자.. 더보기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