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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기타

언니네 이발관 6집 TEASER#2

난 세상이 바라던 사람은 아냐


그렇지만 이 세상도 나에게


바라던 곳은 아니었지 나는 그걸 너무 빨리


알게 됐어, 너무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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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집 선공개곡 오픈을 앞두고 언니네이발관을 반복재생 중인 요즘. 나는 5집의 노랫말을 볼 때면 가사의 화자에게 시와의 당부를 들려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거리에 자신의 몫은 조금도 없음을 깨닫고 소중한 것이 이렇게 버려졌음을 갑갑해하는, 참 더럽게 외로운 나그네라 자조하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건 세상 어디에도 없었지만 잊을 수 없는 게 어딘가 남아 있을 거라며 길을 가는, 그 사람이. 영원성의 부재를 쓸쓸해 어쩔 줄 몰라한다고 생각되었으므로. 오죽하면 함부로 태어나지도 말고 사랑에 쉽게 빠져들지도 말라지 않는가. 그 사람에게 동일시되었던 나의 자아의 한 측면에게, 변함없이 그 자리에 그대로인 것은 없으나 보이는 게 전부라 믿었던 긴 시간이 소용없다 말하는 것은 아니라는 당부는 큰 위안이었다.
6집의 앨범명은 '홀로 있는 사람들'이란다. 영원성의 환상이 깨진 후의 쓸쓸함을 노래하더니 이번에는 아예 환상없음의 상태를 그려낼 생각인걸까. 파상을 너무 빨리 겪은 누군가가, 그 이후의 삶을 이끌어가는 여정을? 내일이, 6월 1일이 기대된다.


2017.5.16.